지금 당장 튀지 않아도돼, 난 평생 할거니까!

저번에 이어서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 두번째 글을 쓸까한다.

(책의 저작권이 있으니..트랙백은 안되게 해놨어염 히히 )

지금 당장 튀지 않아도돼, 난 평생 할거니까!
- 전유성

언젠가  지리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온 적이 있었다. 지리산을 꼭 한번 종주해 보리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런 저런 바쁜 핑계를 대며 살다 보니 지리산 종주를 못 해보고 인생 종칠 것 같아서 '에라 모르겠다. 방송이고 뭐고 다때려치우고 지리산으로 떠나 보자' 하고 지리산 한자락에 있는 암자에 몸을 풀고 호시 탐탐 종주를 노렸다. 겨울이라 쉽지 않았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지리산 종주를 겨우 마쳤다. 걷는데 탄력도 좀 붙는거 같은데 종주를 끝마치려니 아쉬움도 남고 욕심도 생겼다.
'내친김에 서울까지 걸어가 보자' 마음 먹고 결심이 꺽이기 전에 길을 서둘러 서울까지 걸어 왔다. 그후로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다.
" 서울까지 걸어오는 데 며칠 걸렸어요?" "11일 걸렸습니다." "아, 그래요?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러고는 그 다음 질문이 없다 며칠 걸렸는지가 그렇게 알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왜 걸어오셨어요?"라는 질문도 받고 싶고 어디 어디를 거쳐서 올라왔는지 말해주고 싶은데 말이다.

개그맨 생활 30년이 되던 해였다. 가수들은 20주년이다 30주년이다 해서 기념 콘서트를 하던데 내 30주년에는 뭘할까를 생각해 봤다. '20년이나 30년간 활동했다면 그 가수를 좋아한 사람들이 그 기간만큼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왜 비싼 공연장을 빌려서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뭔가 서운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한분야에서 30년 했으면 이건 보통일은 아닌데 그냥 보낼 수 없다. 내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30년 이 됐다고 말하자. 방법은? 살면서 한번도 연예인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찾아가자. 강원도 고성 꼭대기부터 해안선을 따라 남해를 거쳐 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돌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보자 걸을 순 없다. 자동차 운전은 못하니까 자전거를 타고 일주를 해보자. 아니야! 자전거는 전에 한 번 써먹었어. 그렇다면? 스쿠터를 한 대 사서 타보자. 그래 결심했어! 스쿠터야. 하지만 그냥 스쿠터면 재미가 없어. 사람들에게 이렇게 소문을 내자. 말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 한 바튀 돈다고.' 물론 TV프로그램에 나가서도 소문을 내싿. "전유성이가 말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서 한 바퀴 돈대!"
인형극회에 부탁하여 말 대가리와 꼬랑지를 맞춰 스쿠터에 붙이니 말 모양이 갖춰졌다. 말을 타고 한달 동안 여기 저기 둘어 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술 마시고 한 서너 번 웃기는 이야기도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스쿠터가 고장 나 오토바이 가게에 가서 수리를 부탁하니 "아저씨, 이거 타고 어디 갔다 온거예요?" 하고 주인이 묻는다. 한 달 동안 동해, 남해, 서해안을 거쳐 서울까지 왔다고 하니 한마디 더 거든다. "아저씨, 이거 말고 좀 큰 진짜 오토바이 타고 돌면 이틀이면 되는데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하세요."
지금도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나는 가끔 생각해 본다.
별재능도 없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지금은 성대모사의 기본기가 되어 버린 이상항 억양, 주인공 한번ㄴ 못해본 코미디 프로그램의 여러가지 단역, 말도 없이 있다가 가끔 가다 한마디씩 내뱉는 어설픈 연기! 잘 생각해 보시라. 다른 인기 개그맨만큼 내가 대사가 많았던 것도 안데 지금까지 버틴 이유가 뭘까? '나는 이것밖에 할 것이 없다. 나는 평생 할거 니깐 지금 당장 튀지 않아도 돼' 하는 마음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글을 익으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항상 급급하게 제자리를 헤메고 빨리 성장하지 않는 나를 답답하게 였다. 그래서 이제는 문제가 생겨도 조급 하지않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과 공부를  해보자고...
항상 급한일 이 닥쳤을때 그 일이 얼른 해결하고자하는 급급한 마음에 정작 중요한걸 놓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제도 다른 나라에서 문제가 터졌다. 나같았으면 그냥 지래 짐작 하는 부분을 고쳐서 먼저 파트너 사에게 넘겼을 것이다.
근데 그 분은 끝까지 문제의 원인을 찾고 계셨다.
조금은 나한테 필요한 모습이지 않을까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해야겠다.
오늘 당신은 어떤 일을 왜 하셨나요?

by 비앙카 | 2008/06/13 10:03 | 책을 읽어주는 서랍 | 덧글(2)

Commented by 飛影 at 2008/06/13 13:27
조바심 내지 않아도..꾸준히 하다보면..자기도 모르게 튀더라구요.. ^^
Commented by blueday28 at 2008/06/13 13:51
급할수록 여유를 가지고 돌아가라... 쉽지 않겠지만
요런 상황에서 이 이야기를 한 번 떠올리면... 그래도 좀
도움이 되겠지요...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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